‘조용한 가족’ 이후 정말 오랜만에 박인환이 사고뭉치 아버지로 돌아온다. 만만치 않은 코미디 내공에 내로라하는 배우들도 한 수 접을 수밖에. 촬영 에피소드까지 웃음만발한 그의 이야기는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1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기묘한 가족’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민재 감독과 배우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 박인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묘한 가족’은 망해버린 주유소를 운영하는 가족이 우연히 만난 좀비를 집안에 들이면서 저마다의 속셈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를 꿈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들의 코믹한 비즈니스는 조용했던 동네를 별안간 혈기 왕성한 마을로 만들어버리며 각종 사건사고를 불러일으킨다.
이민재 감독은 7년여간 이 작품 제작에 매달렸다. 그는 “2010년 여름 신종플루가 유행해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생각해냈다”며 “전염병이 도는데 좀비에 물리면 낫는다는 생각, 가족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섞어 초고를 썼고 이런 엉뚱한 영화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배경은 충청도다. 촬영지도 충북 보은이었다. 이 감독은 “본가가 충청도이기도 하고 이곳 특유의 정서가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실제처럼 보이기 원해 폐업한 주유소를 몇 달간 찾아 오픈세트를 지어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날 배우들은 서로간의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공효진도 촬영장에 방문에 “분위기가 너무 부럽다”고 말하며 부러워했을 정도라고. 엄지원은 “촬영 없는 날에는 산책도 하고 커피도 함께 마시고 등산도 했다”며 “여자들만 놓고 남자들끼리 먼저 올라가 사진찍고 노는데…”라는 말로 진짜 가족같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엄지원은 작품 안에서 쉽게 알아볼 수 없을만큼 망가져 눈길을 끈다. 그는 “다른 사람으로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주근깨를 입히고, 보은에서 옷도 사입었다. 만화같은 설정과 리얼리티를 잘 배합해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등장인물은 모두 독특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지만 서로 자신이 정상인이라고 끊임없이 주장했다. 정재영은 “다른 가족들이 기가 세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내가 가장 정상인”이라고 말했고, 김남길은 “이 가족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만 정상이라 느끼는거다. 남들은 아니라는데 내 캐릭터도 본인만 브레인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가장 유쾌한 에피소드를 전한건 아버지 박인환이었다. 그는 “겨울밤 좀비에 물려서 열이 나는 장면을 찍는데 런닝셔츠 위로 물을 자꾸 뿌려요. 그게 왜 그렇게 차가운지, 얼굴에 뿌리고 몸에 뿌리고 또 NG는 왜 또 그렇게 나”라며 “따뜻한 물로 하면 안되냐 했더니 미지근한 물로 뿌리는데 분무기에서 뿌린 물이 살에 닿으면서 차가워진대요. 이후로 몸살감기를 앓았는데 ‘보은’ 하면 이제 그 생각부터 나”라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은 물리면 젊어지는 좀비 ‘쫑비’가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수경은 자신의 캐릭터를 “다친 동물을 집에 데려와 직접 치료해주는 성격이다. 쫑비도 길 잃은 동물을 데려오는 것처럼 집에 데려오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이야기가 발전해간다”고 설명했다.
‘쫑비’ 역을 맡은 정가람은 “내가 아는 좀비는 무섭고 사나운 면이 많은데 시나리오를 보고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며 해보고 싶었다”며 “캐스팅 후 감독님과 상의도, 고민도 많이 했다. 정재영 선배가 좀비 마니아인 덕분에 섬세한 면에 대해 현장에서 많이 알려주셔서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연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기존의 코미디 장르에 좀비를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상상초월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의 성공을 꿈꾸는 영화 ‘기묘한 가족’은 2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