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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반도체 경기 어떤가” JY “이제 진짜 실력 나오는 것”

■文-재계 총수 靑 경내 산책

JY "삼성 공장 와달라" 文 "투자해 공장 지으면 언제든 갈 것"

서정진 "주52시간 정책 해도 연구원은 짐싸서 집에서 일 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주최한 대기업·중견기업 간담회 후 이어진 경내 산책에서는 주목할 만한 대화가 오고갔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번 인도 공장에 문 대통령이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습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고 답했다. 이에 최태원 SK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습니다”라고 우스갯 소리를 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최 회장의 어깨를 툭 치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됩니다”라며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반도체 비메모리 쪽 진출은 어떤가”라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라며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대를 해야 하죠”라고 답했다.

이날 산책은 영빈관에서 본관, 불로문, 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동안 이어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4대기업 총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모두 청와대가 제공한 텀블러를 들고 산책을 했다.



서정진 회장은 다소 뼈 있는 농담도 했다. 그는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주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하죠”라고 말했다. 또 “세계 바이오시장이 1,500조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이 10조 정도밖에 못합니다. 삼성 등이 같이하면 몇백조는 가져올 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 산업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습니다”고 역설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공계 학생 중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의약산업 문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초반의 화두로 오르기도 했다. 김수현 정책실장이 “삼성, LG는 미세먼지 연구소가 있다고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에 이 부회장은 “공부를 더 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구광모 회장에게 반말로 말했다. 이에 구 회장은 “그렇습니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구 회장에게 반말을 한 것 관련해 김의겸 대변인은 “서로 편하게 말을 하는 사이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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