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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업인과의 대화]대기업 총수와 '산책소통' 카드 꺼낸 文

'재계 홀대 않는다' 신호 줬지만

反기업정책 여전해 효과 미지수

중요순간마다 산책일정 넣은 文

간담회후 10여명과 靑 경내 돌아

재계 반대에도 상법개정 등 추진

냉랭했던 관계 개선될지는 의문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적 순간마다 내놓은 ‘산책소통’ 카드를 대기업 총수와의 만남에서도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재계를 홀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분명히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냉랭했던 정부와 재계가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강호갑 신영 회장 등 총 10명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견기업 및 전국 상의회장단 간담회 후 청와대 경내 산책을 했다. 미세먼지가 변수였지만 오후 들어 차츰 걷히며 성사됐다. 당초 이날 행사는 오전에 시작해 점심까지 함께하는 것으로 기획됐으나 최종적으로 오후2시에 시작해 산책을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문 대통령은 중요 순간마다 산책 일정을 활용해왔다. 지난해 4월 사상 첫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보다리 산책을 하며 ‘남북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 취임 첫날인 지난 2017년 5월11일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수석·비서관들과 와이셔츠 차림으로 커피를 든 채 청와대 경내를 산책해 큰 호응을 얻었고 취임 직후라 서먹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2017년 11월) 때도 청와대 내 녹지원 산책 일정을 잡았다. 이날 산책 일정도 ‘정부는 기업을 옥죄지 않는다’ ‘기업의 고용·투자에 어려움이 있다면 적극 풀어주겠다’는 신호를 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 등 기업이 민감해하는 정책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어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가 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주문했다.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이 핵심으로 재계와 야당 모두 강력히 반발하는 사안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경제가 악화하자 새해부터 경제 관련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고 있다. 앞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와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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