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SKY캐슬의 인기를 타고 음성적으로 확산해 있던 고액 입시컨설팅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서울 강북과 경기·부산 등 비(非)강남권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여기에 학생·학부모가 아닌 학원장들을 겨냥한 마케팅까지 범위가 넓어지면서 음성화된 고액 컨설팅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입시전문가인 하귀성 비전과멘토 소장은 “서울 강남에서는 오히려 알음알음 알던 얘기라 무덤덤한 편인데 드라마의 여파로 비강남권 학부모들이 ‘강남 경쟁자’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며 “지방의 니즈(Needs)에 호응해 학원장들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 등 비강남권 학부모들의 강남 입시컨설팅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각 학원장들도 ‘강남 컨설팅’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셈이다. 강남에서 활동하는 한 입시 컨설턴트는 “학원장 대상으로 ‘컨설턴트 강의’를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원에서 일반적 형태의 컨설팅을 해주던 강사 등이 ‘드라마처럼 입시 코디네이팅을 해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프리랜서로 전직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성화된 사교육 시장이 음성화되는 모습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드라마로 촉발된 왜곡된 형태의 입시컨설팅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드라마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된 학생부종합전형에 이어 고교학점제까지 전면 도입되면 드라마 캐릭터와 같은 ‘강남 코디’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특정대학 진학을 위한 수업 편성부터 학생부 관리까지 컨설팅의 범위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초적인 수준의 컨설팅은 시작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학생부 기재 간소화에 따라 ‘어떤 것을 넣고, 빼야 하는지’와 같은 부분까지 세밀한 관리가 필요해지면 고액 입시컨설팅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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