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16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압도적 차이로 부결시켰다.
야당인 노동당은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는 또 심판에 오르게 됐다.
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을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표는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에 필요한 전체 의석수의 과반인 320표에 크게 못 미친 결과이다.
메이 총리는 투표에 앞서 “합의안 부결은 영국을 불확실성과 분열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반대표를 주도한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메이 총리의 패배는 재앙과 같다”며 앞서 예고해온 대로 정부를 상대로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BBC는 이에 따라 16일부터 의회가 불신임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할 경우 하원은 14일 이내에 대안 내각이나 현 내각에 대한 신임안을 표결한다. 만약 이 기간 어떤 내각도 하원에서 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조기총선을 진행하게 된다.
노동당은 다른 야당과의 연정을 바탕으로 정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만약 새로운 내각이 들어설 경우 메이 정부가 추진해온 브렉시트 합의안이 판째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BBC는 노동당이 주도하는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예상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영국 간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부결되자 트위터를 통해 “유럽에 쓰라린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승인투표에 앞서 “하드 브렉시트는 가장 매력이 없는 선택”이고 “(브렉시트가) 바뀌게 되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며 “2년간의 브렉시트 협상은 공정한 결론을 냈다”고 합의안을 지지했다.
이와 함께 연방금융감독청(BaFin)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따른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세웠다고 밝혔다.
펠릭스 후펠트 연방금융감독청장은 승인투표 부결 후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후펠트 청장은 45개의 영국계 은행이 독일에 지점을 새로 설립하거나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최재경기자 cjk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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