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합류로 한층 강력해진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을 완파하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조 1위로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페널티킥 선제골 이후 김민재(전북)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해 이번 대회 첫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유도한 데 이어 김민재 골에 도움을 주며 두 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어제의 승리로 조별리그를 3전 전승(승점 9) 무실점으로 마친 대표팀은 C조 선두로 16강에 나서게 됐다.
벤투호는 닷새 후인 오는 22일 오후 10시 A·B·F조 3위 중 한 팀과 8강 진출을 놓고 겨룬다. 현재 A조와 B조에선 각각 바레인(1승 1무 1패), 팔레스타인(2무 1패)이 3위를 확정했고, F조는 최종전을 남겨둔 상태다. 6개 조 3위 가운데 상위 4팀이 16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벤투호의 16강 상대는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돼야 확정된다.
이날 승리로 벤투 감독은 취임 후 10경기 무패(6승 4무) 행진도 이어갔다. A대표팀 감독의 데뷔 10경기 무패는 1988년 취임한 이회택 감독이 14경기 무패를 이어간 이후 처음이다. 역대 대표팀 감독의 데뷔 최장 A매치 무패 기록은 1978년 부임한 함흥철 감독의 21경기 무패 기록이다.
대표팀은 또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간 것은 물론, 중국전 최근 2경기 무승(1무 1패)도 끊어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의 우리 대표팀은 76위 중국을 상대로 황의조를 원톱 공격수로, 손흥민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4-2-3-1 전술을 구사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중국을 압도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공을 김민재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여러 차례 중국을 위협했다. 선제골도 일찌감치 터졌다. 전반 12분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내에서 김문환(부산)의 패스를 받은 후 수비수들을 제치는 과정에서 중국 수비수 시커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주심의 휘슬을 유도했다.
손흥민은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의조에게 양보했고, 황의조는 전반 14분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벤투호는 출범 이후 세 차례의 페널티킥을 모두 실축하며 ‘페널티킥 징크스’에 시달렸는데 특급 골잡이 황의조가 이를 말끔히 끊어냈다. 선제골 이후에도 한국은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전반 23분 황의조의 중거리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고 27분엔 손흥민도 오른발 슈팅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후반전엔 중국이 수비를 강화하고 경기에 임했으나 대표팀은 후반 시작 6분 만에 추가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골대 정면으로 배달되자 김민재가 큰 키를 이용해 정확한 헤딩 슛으로 골대 안에 꽂아 넣었다. 김민재는 키르기스스탄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뽑았다.
조별리그 3경기 만에 첫 멀티골을 기록한 대표팀은 황의조와 이청용(보훔), 손흥민을 차례로 쉬게 하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주세종(아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내보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90분 동안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모두 17개의 슈팅(유효 8개)을 시도했다.
한편 같은 시간 C조 다른 경기에선 키르기스스탄(1승 2패)이 3-1로 필리핀을 꺾고 조 3위가 됐다. 1승 2패의 키르기스스탄은 16강 불씨를 살렸고 필리핀은 3패로 첫 아시안컵 본선 도전을 마치게 됐다. 조 2위 중국(2승 1패)은 20일 태국과 16강전을 갖는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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