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이색 안내문이 게시됐다. 스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아파트 집집마다 비누를 팔면서 귀중품을 훔쳐가니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들은 주민들에게 ‘비누 냄새를 맡아보라’며 사람들을 꾀어낸 다음 비누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이 물건을 훔쳐간다.
최근 이같은 내용의 ‘비누 강도’ 메시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실체 없는 ‘가짜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같은 수법에 당한 피해자가 있다는 글도 SNS를 통해 나돌았다.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비누 강도와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사건은 없다”며 “이와 관련해 아예 들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안내문을 붙인 아파트의 관리소장 우모(64)씨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인에게서 받은 메시지로 혹시 모를 입주민들의 피해가 걱정돼 안내문을 붙였다”며 “실제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지만 카카오톡 등을 타고 사람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분위기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다른 아파트에도 관리소장이 SNS에서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받고 공고문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유통돼 공포심을 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 6건이 일어났다는 가짜뉴스가 퍼진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중 일부는 사실이 아니었고 발견된 변사체 역시 타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지영·서종갑기자 ji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