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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국경제 전환점, 극복 못하면 아르헨티나로 전락”

[여야 경제통에게 듣는다] ①최운열 민주당 의원

지지층 반발에 휘둘리지 말고

규제혁신·노동개혁 추진하고

최저임금·근로단축 보완 필요

의료규제 풀면 정규직 80만개↑

탈원전 정책도 속도조절 해야





“한국 경제는 대전환점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아르헨티나 수준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지지층의 반발에 휘둘리지 말고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규제혁신·노동개혁 등의 정책을 과감하게 펼쳐나가야 합니다.”

여당의 대표적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최운열(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기론 논쟁에 빠진 한국 경제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했다. 최 의원은 자본시장연구원의 전신인 한국증권연구원 원장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거쳐 국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서강대 석좌교수를 지낸 경제 전문가다. 현재 당내 기구인 국가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자본시장활성화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의원은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와 미중 무역마찰에 따른 수출악화 등을 꼽았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도 체감경기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대내외 악조건 탓에 올해 한국 경제 역시 긍정적 전망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중 무역마찰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데다 얼어붙은 내수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올해 경제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의원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 해법으로 과감한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말로만 규제혁신을 외칠 게 아니라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젊은이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보다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의료산업의 경우 관련 규제를 풀어 의료관광객을 100만명만 유치하면 정규직 일자리 80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과 싱가포르에 각각 연간 260만명과 125만명의 의료관광객이 몰리는 반면 한국은 30만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임금 지급주체인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에 과도하게 인상된 측면이 있다”며 “지역별·업종별 차등화를 포함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탄력근로제 확대를 비롯해 기업 생태계에 맞춰 유연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연봉 1억5,000만원 이상 고임금 근로자의 경우 주 52시간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원전정책에 관한 소신도 밝혔다. 최 의원은 “이미 설계와 부지 확보, 기자재 주문까지 끝마치고 지역주민도 찬성하는 신한울 3·4호기는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원전정책이 일부 환경론자들에 의해 오락가락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탈원전으로 전기료가 인상될 경우 국내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이탈 가능성도 우려된다”며 “탈원전정책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활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정치현실에 대한 답답함도 토로했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를 참관하고 온 최 의원은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는데 우리는 ‘거북이걸음’을 하는 듯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우리 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뛰는데 정치권이 지원은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착잡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치권이 소수의 핵심지지층만 바라봐선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절대 다수의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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