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날 새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MDR)를 내놓았다. 미사일방어망 강화를 위해 우주 공간을 적극 활용해 가겠다는 게 주 내용으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3년 3월 발표한 ‘스타워즈’ 구상과 닮아 있다. 미국이 이 같은 방어 전략을 발표한 것은 ICBM 생산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돼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최고 속도가 마하 20에 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인 ‘아방가르드’를 2019년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고, 중국도 여러 탄두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어 현재 지닌 미사일 방어망으로 요격이 어려운 ICBM 둥펑-41을 완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탄도미사일을 넘어서는 미사일 방어에서 포괄적 전략이 부족했지만, 새 계획에서는 달라질 것”이라며 “크루즈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어떤 미사일 공격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판 ‘스타워즈’ 전략은) 북한, 이란, 러시아, 중국의 진보하는 미사일 능력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미국은 당장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같은 큰 밑그림을 바탕으로 향후 실행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 같은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내놓음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이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군비경쟁이 가속화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밝힌 ‘우주군 창설’과 함께 냉전(Cold War) 노선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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