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지하철에서 패딩을 누군가 흉기로 찢었다’고 신고한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 ‘여성 혐오 범죄’가 아닌 오인 신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후 여성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인 신고로 나타났다. 아울러 SNS 댓글에 남겨진 유사 사례들은 댓글이 삭제돼 수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서울 지하철경찰대는 ‘지하철 여성 패딩 훼손’ 신고 사건을 내사한 결과,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21·여)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인천 남동경찰서의 한 지구대를 찾아 “수인선 소래포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환승해 인천 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에서 내렸다”며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가 칼로 패딩을 그은 것 같다”고 신고했다.
A씨의 신고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사한 피해를 봤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성 혐오’ 범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하철경찰대는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A씨가 집에서 나설 때부터 옷이 찢어져 있던 것을 확인했다.
또 비슷한 내용으로 최근 여성들이 경찰에 신고한 2건도 수사 결과 모두 오인 신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지하철을 이용하던 중 누군가 자신의 패딩을 찢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자가 지하철에 탑승하기 전부터 옷이 찢어져 있음을 CCTV로 확인했다. 지난 10일에도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중 예리한 도구에 패딩이 찢기는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CCTV 확인결과 직장에 도착할 때까지 옷은 찢어져 있지 않았다.
아울러 SNS 댓글에 남겨진 유사 사례들은 댓글이 삭제돼 추가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한 수사를 통해 여성 혐오 범죄라는 사회 우려를 조속히 해소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예방 순찰과 현장단속을 더욱 강화해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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