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후보의 유세차에 함께 타겼다”(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답변을 할 가치를 못 느낀다”(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 의원과 목포를 지역구로 둔 박 의원 간의 공방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박 의원은 “손 의원이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 구입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저수지 물을 다 흐린다”며 비판한 바 있다.
손 의원은 2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발표한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더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도시재생의 뜻이 있는 후보의 유세차에 함께 타겠다”고 말했다. 결코 차기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손 의원의 이런 발언은 박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16일에는 SNS에 “손 의원이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손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손 의원과 주변 사람들의 소유 부동산이 갈수록 늘어나자 그는 “모두가 속았다. 300여명에게 부동산 구입을 권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고 비난의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특히 박 의원은 19일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저수지 물을 다 흐린다”며 “어떤 경우에도 목포 구도심 재생사업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저는 곰입니다. 재주는 분명 박지원이 부렸다”고 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흥건설·SBS도 같이 검찰 수사 받자’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올리며 박 의원을 정면조준했다. 손 의원은 “검찰 조사 가는데 박지원 의원님을 빠뜨렸다. 목포시장이 세 번 바뀔 동안 계속 목포지역 국회의원을 하셨다. 그 기간 중에 서산ㆍ온금지구 고도제한이 풀렸다”며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는 듯 사라지는 듯하다가도 서산ㆍ온금지구 고층아파트는 계속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구 재개발과 박 의원을 연관시키는 듯한 주장을 펼친 것이다.
이어 손 의원은 “SBS, 중흥건설, 조합 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님 검찰 조사 꼭 같이 받읍시다. 궁금한 게 많습니다”며 “저 같은 듣보잡 초선 의원 하나만 밟으면 그곳에 아파트 무난히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나요”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손 의원께서 목포 서산ㆍ온금지역 재개발사업과 조선내화 등의 근대산업 문화재 지정에 대해 박지원이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2017년부터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고 또 다시 반격했다. 이어 “어제(19일)도 재개발조합 회장 등 20명 조합원들이 제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조선내화 주차장 매입 알선을 요구했으나 사유재산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며 “중흥건설, SBS도 관계가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손 의원 기자회견 직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답변을 할 가치를 못 느낀다”면서 “일일이 대응할 필요도 없어 말을 아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다음 총선에서 목포에서 출마하겠다면서 “손 의원이 저를 위해 선거운동을 잘해줬다”고 비꼬았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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