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그동안 “미 국민의 안전이 궁극적인 목표”라거나 “북한 비핵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적당한 선에서 비핵화 협상을 마무리할 수도 있음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2차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조치를 취하고 미국은 제재를 완화하는 스몰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업무정지) 장기화와 러시아 스캔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런 식의 ‘나쁜 합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핵 폐기로 가는 실질적 조치 없이 제재가 풀리면 북핵 해결은 멀어지고 한반도 평화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제재는 성급히 풀리고 FFVD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우리는 최소한 그때까지 북핵을 이고 살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2차 북미회담이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 성과 대신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음을 명심하고 사전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적극적인 조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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