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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통신 사업자에 딜레마를 던져 주고 있다. 넷플릭스는 풀HD급 영상 시청에 최소 5Mbps, UHD(4K)는 25Mbps의 인터넷 속도가 필요한데, 사용자들이 몰리면서 해외망의 속도가 이보다 떨어지면 화질이 나빠지거나 접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SKB)는 해외망 중에서 넷플릭스 등에 쓰이는 회선의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KB는 “최근 넷플릭스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와 고화질·고용량 영상 등으로 인해 일부 시간대에 넷플릭스 접속 지연 및 화질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최근 공지했다.
이어 “해외 통신사업자와 국제망 용량 증대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1월 25일을 목표로 진행 중이나 해외 통신사업자의 협의 및 장비 시설 설치에는 시간 소요가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가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SKB보다 상대적으로 해외망 용량이 커서 형편이 낫다. KT 관계자는 “아직 넷플릭스 시청과 관련한 해외망 용량 증설이 추진되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등 해외 트래픽 증가 추세로 볼 때 결국 한계가 닥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매우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 등 저마다 유료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는 통신사 입장에선 최대 경쟁자인 넷플릭스에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격일 수 있다. 최근 SKB의 OTT ‘옥수수’(oksusu) 사업 조직과 지상파 3사의 공동 출자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은 통합을 선언했다. 목표는 당연히 넷플릭스다. 더군다나 해외망 용량 증설 비용은 고스란히 통신사업자 부담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는다. 그렇지만 통신 3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용자 불만을 놔둘 수도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 투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미 제휴를 체결한 LG유플러스 외에 다른 통신사업자도 어떤 식으로든 넷플릭스와 손을 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력한 방식은 넷플릭스의 ‘캐시서버’ 설치다.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를 미리 저장해 놓는 캐시서버를 통신사 측에 설치하면 해외망 용량을 늘리지 않아도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딜라이브와 CJ헬로 등 국내 케이블TV 업체도 넷플릭스의 캐시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망 용량 증설에는 한계가 있다”며 “각사의 OTT 전략과 계약 조건 등을 면밀히 고려해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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