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광화문 광장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를 광장으로 편입시켜 광장 규모를 3.7배 키우고, 시청과 동대문까지 지하도를 연결해 어디서든 걸어서 갈 수 있는 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위한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4월 문화재청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광화문 일대의 공간 재편을 추진해 왔다. 이번 공모전에는 17개 국가에서 70개 팀, 202명의 건축·조경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선정작은 CA조경·김영민·㈜유신·㈜선인터라인 건축이 제안한 ‘Deep surface(과거와 미래를 깨우다·조감도)’다.
새로운 광화문 광장의 핵심은 보행 편의성이다. 세종문화회관 사이의 도로를 광장으로 편입시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하고, 광장 규모도 3.7배 늘렸다. 넓어진 공간에는 경복궁 앞 3만6,000㎡의 역사 광장과 2만4,000㎡의 시민광장이 들어선다. 지상 광장은 구조물 없이 텅 비워 경복궁과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풍경을 막힘없이 볼 수 있으며 대형 이벤트를 열기에도 편리하다. 공모팀은 이를 위해 광화문 광장의 상징이었던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상을 세종문화회관 옆과 정부종합청사 앞으로 각각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역사광장 초입에 지하광장과 지하철로 이어지는 선큰(sunken)공간을 만들어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상에서 지하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연결된다. 지하광장에는 콘서트와 전시회 같은 문화 이벤트를 연중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당선자와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2월 중 설계계약을 체결, 연내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서울시와 정부 예산 총 1,04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서울시는 669억원, 문화재청은 371억 원을 분담한다.
한편 서울시는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광화문 광장을 포함해 세종대로와 사직·율곡로 등 12만6,100㎡와 광장 주변 지역의 공간을 재편할 계획이다. 광장과 마찬가지로 보행권 확대를 위해 광화문과 시청, 을지로, 동대문까지 4㎞ 구간을 지하로 연결한다. 또한 수도권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노선(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의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한다. 광화문 복합역사에 GTX-A 노선을 유치할 경우 기존 5호선 광화문역과 1·2호선 시청역, GTX-A노선과 선로를 공유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과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연내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국토교통부와 민간사업자인 에스지레일 주식회사와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광화문 일대는 수도 서울 600년 역사의 국가상징 공간으로서 수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며 “다양한 주체가 조성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의 광장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