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숨막히는 승부차기 끝에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하면서 베트남이 또 한번 들썩이고 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베트남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두 팀간의 경기에서 요르단의 전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서는 대규모 단체 야외 응원전이 펼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볼 수 있는 TV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식당과 주점, 카페 등지에 팬들이 대거 몰려 박항서호의 선전을 기원했다.
먼저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응원열기는 뜨겁지 않았다. 이후 후반 6분 스트라이커 응우옌 꽁푸엉이 동점 골을 뽑아내는 순간부터 베트남 전역이 환호의 도가니장으로 변하면서 부부젤라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연장전까지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가 시작된 후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득점할 때는 곳곳에서 거대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요르단 선수가 실축하거나 베트남 골키퍼 당반람이 슈팅을 막아냈을 때도 벌떡 일어나 서로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베트남 마지막 키커가 득점에 성공하며 8강 진출을 확정 짓자 현지 축구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치면서 일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박 감독을 응원하는 글이 쇄도했다.
현지 매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1일 현지 언론 베트남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8강전 진출 확정후 10억동(약4800만원)의 포상금을 대표팀에게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은곡 티엔 체육부 장관 명의로 “나라에 귀중한 선물을 했고, 승리의 기쁨은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그들의 의지와 에너지는 아름다웠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선수단은 팀에 귀중한 선물을 가져다줬다.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베트남인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그들의 의지력과 에너지는 아름다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베트남 국민들을 열광시킨 ‘박항서 매직’이 2019 아시안컵에서도 이어지는 등 기세가 만만치 않아 최종 성적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재경기자 cjk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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