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이어 경기도 안산 등지에서도 영유아가 홍역 확진 판정을 잇따라 받으면서 위생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홍역이 기침 또는 재채기 등 호흡기 비말(침방울)과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만큼 기침 예절을 지키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약 한 달 새 대구와 경북지역, 안산 등에서 홍역 확진 환자 26명이 발생했다. 홍역은 RNA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전염성이 강해 감수성 있는 접촉자의 90% 이상에게서 발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이후 환자 수가 매년 20명 미만을 기록해 ‘사라진 감염병’으로 간주했다. 2000∼2001년 5만5,000여명이 감염돼 대유행한 이후 2006년 발생률이 인구 100만명당 0.52명으로 감소해 보건당국은 ‘홍역퇴치’를 선언했다.
다만 홍역 퇴치선언 이후에도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가 들어오면서 환자는 계속해서 있었다. 2010년 인천에서 111명, 2011년 경남지역 42명이 발병했고, 2014년에는 442명의 환자 수를 기록했다. 대부분 국외에서 유입된 경우였다.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10일 후에 증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감기 비슷하게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을 나타내다가 이후에는 고열과 함께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이 생긴다. 영양 상태가 나쁘거나 면역성이 약한 경우 증상이 심해지면서 기관지염, 모세기관지염 등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있다.
홍역은 MMR 백신을 2회 접종해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 홍역 예방접종률은 MMR 1차 97.8%, 2차 98.2%로 높다. 다만 접종 시기가 아직 오지 않은 영아(12개월 미만) 또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 홍역에 감염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중국, 태국, 필리핀 등에서 홍역이 유행하면서 여행자 등이 주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화 교수는 “2006년 홍역퇴치를 선언한 것은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토착형 홍역은 없다는 뜻”이라며 “다만 해외 유입 사례는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홍역 백신이 있지만, 효과가 100%는 아니기 때문에 감염자가 나왔다면 유행하지 않도록 개인위생 등에 주의해야 한다”며 “2014년 보고에 따르면 당시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이 항체 보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 연령대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 등으로 인한 호흡기 비말과 공기로 전파된다. 때문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 또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염성이 강하기에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격리조치가 필수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종서 교수는 “홍역은 전염성이 강하므로 환자는 반드시 격리해 간호해야 한다”며 “감염원이 될 수 있는 모든 환자의 배설물이나 오염물은 철저하게 소독 관리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후조리원에서는 홍역 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감염증도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RSV감염증 입원환자는 지난해 마지막 주(52주차) 966명에서 올해 1주차 694명, 2주차 511명으로 감소세를 보인다. 다만 유행 시기가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RSV감염증 주요증상은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등이다. 영유아나 면역저하자, 고령자의 경우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하기도감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안종균 교수는 “RSV 바이러스는 주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며 “산후조리원 등에서는 신생아에게 분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기 전 손 씻기 등으로 감염관리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