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제는 앞으로 중국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전조는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1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6%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1990년 이후 최저치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게 될 올해는 이보다 낮은 성장이 예상된다. 6%대 초반, 심지어 5%대로 떨어진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반도체와 중국의 부진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우려스럽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수출 하나로 버텨왔는데 믿었던 수출마저 무너지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새해 벽두부터 수출에 비상등이 켜지자 정부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21일 민관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했는데 이례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에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석하고 총력 수출지원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한다. 심각성을 아는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정부 대응방안을 보면 수출 부진을 타개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출의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지금 상황은 이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태 전개다. 과거처럼 무역금융 확대와 수출 마케팅 지원 등 천편일률적인 대책으로는 난관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럴 때일수록 단기처방보다 근본 해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 떨어진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환경도 빨리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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