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
요·순임금과 함께 중국 태평성대의 성군으로 알려진 은나라 탕왕의 신념을 담은 문구다. 날마다 새롭게 한다는 이 말은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늘 노력하라는 큰 가르침으로 전해오고 있다. 오늘날 이 말은 더 중요해 보인다. 우리 모두가 항상 ‘변화의 요구’ 앞에 놓여 있는 까닭이다.
기술변화가 생활양식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첨단제품으로 각광받던 휴대폰은 ‘벽돌폰’이라 불리며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빠져 길을 걸어 다니는 ‘스몸비(스마트폰+좀비)’와 이들로 인한 사고를 걱정하는 판이다. 친밀한 연락과 안전을 책임지던 통신기기와 카메라는 개인정보 노출의 문제를 불러왔고 개인정보의 제한은 빅데이터 개발의 걸림돌이라는 아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술변화는 직업경제·사회질서·주거생태·의료보건·민주적 소통방식 등 삶 전반에 수시로 개입하고 있고 우리는 이에 대응한 행동윤리와 가치관을 새로이, 그리고 함께 만들어간다.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이후의 삶에서 생존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날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을 꾸준히 새롭게 해나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하겠는가. 환경이 변했는데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남는 것이라고는 과거에 대한 집착과 현재에 대한 불만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경우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이런 사람을 미성숙하다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인에게는 평생학습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역이 국민과 주민의 평생학습 분위기를 만들고 적극 도와야 하는 시대가 왔다. 성숙한 존재는 공동체의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변화한 사회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지역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지역은 번영은커녕 존속조차 어렵다. 이는 고스란히 국가 균형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까닭에 국가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지난 1980년 헌법 개정 때 제31조 5항에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는 규정이 새로 추가됐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01년부터 ‘평생학습도시’ 선정 사업을 통해 지역마다 평생교육을 확산하도록 유도해왔다. 그 결과 시군구 자치단체 중 60% 이상이 평생학습도시를 표방하며 주민의 평생학습을 돕고 있다. 평생학습도시의 수많은 주민이 개인적으로 학습하고 집단적으로 학습동아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자원봉사나 재능기부를 하고 사회적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참여를 늘리고 있다. 평생학습도시에서 단순한 강좌 제공을 넘어 지역발전을 유도하는 체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평생학습도시가 새로운 시대의 마중물로서 지역과 국가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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