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3일 민영기업 대출을 위한 특별 저리 자금으로 2,575억위안(약 43조원)을 시중은행에 풀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급속한 경기 둔화 속에서 고통이 집중되고 있는 민영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날 인민은행은 작년 12월 도입한 ‘선별적 중기유동성지원창구(TMLF)’를 통해 은행에 자금을 공급했다. 용처가 한정되지 않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와 달리 TMLF를 통해 자금을 받은 시중 은행들은 이를 민간기업과 중소기업에만 대출할 수 있다.
TMLF 자금에 적용된 금리는 MLF 자금보다 0.15%포인트 낮은 3.15%다. 이날 공급된 TMLF 자금의 만기는 1년이며 은행들이 두 차례 더 연장해 최장 3년까지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TMLF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제한적이고 선별적인 방식으로 금리를 사실상 인하한 것으로 분석한다. 인민은행은 2015년 말부터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4.35%로 줄곧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통화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미국이 추세적인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밟고 있어서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의 전면적 통화 완화 정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대신 중국은 작년 4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데 이어 올해도 1월에도 추가 지준율을 인하하는 한편 자금에 목마른 민영기업과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자금 공급이 될 수 있도록 금융 전달 체계를 개선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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