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이제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에 저서 ‘축적의 시간’으로 유명한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새 성장동력 창출 전문가를 기용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이 부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민생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하겠다”며 “새 정부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장기 과제도 차분하게 준비해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동의하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대하는 등 현실론자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 언론 기고에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기조 유지는 당연한 일”이라며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만큼 처음부터 충격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을 써야 했다”며 “노동시간 단축도 충격을 줄이기 위해 1년에 2~3시간씩 줄여나가는 방식이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 초에는 “노조의 힘은 강해지는데 사회협약 도출은 부진하다”며 “노사관계가 적대적이면서 노조만 강해지면 경제성과가 나빠지고 결국 민주주의도 위협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은 1950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보좌관은 문 대통령이 그의 저서를 정독하고 감명받아 등용했다. 그는 저서에서 우리는 ‘패스트팔로어’, 선진국이 발주한 것을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완벽하게 생산해 성장했지만 이제는 변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켓이 1단 엔진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개념의 2단 엔진을 가동해야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생산활동은 개발도상국에서 하고 국내에서는 지식산업을 하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공장이 가까이 있어야 시행착오를 지켜보며 결국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67년 대구 출생으로 계성고,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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