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적극적 지지자인 제임스 다이슨이 창업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이 영국 본사의 싱가포르 이전을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다이슨은 현재 영국 서부 윌트셔주 맘즈버리에 위치한 다이슨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짐 로언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다수의 고객과 제조시설이 아시아에 있다”며 “(본사 이전으로) 경영진이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이전 결정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일부 경영진에 한해 적용되며 기존 본사 업무와 인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지난 2016년 당시 브렉시트를 지지하면서 “영국은 유럽연합(EU) 밖에서 더 많은 부(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던 다이슨 창업자이자 회장인 제임스 다이슨에 대한 영국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왜 갑자기 본사 옮기나
亞시장 급성장 때문이라지만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고조에
싱가포르 저렴한 법인세도 영향
브렉시트 찬성파였던 다이슨이 싱가포르 본사 이전에 나선 데 대해 회사 측은 아시아 시장의 급성장이 배경이라며 브렉시트와 무관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로언 CEO는 “최근 몇 년간 아시아에서의 성장은 전 세계 다른 지역의 2배에 달한다”며 “다이슨 매출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서 창출됐으며 이번 결정은 다이슨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다이슨의 연간 이익은 10억파운드(약 1조4,600억원)를 돌파했으며 중국 시장은 4년 만에 미국 시장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보다 저렴한 싱가포르의 법인세도 본사 이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 법인세는 17%로 19%인 영국보다 2%포인트 낮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하지만 현지에서는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이 다이슨의 이번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영국 노동당에서는 다이슨의 본사 이전이 산업정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다이슨 회장이 ‘위선자’라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