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건설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가 이달 17일까지 청약자를 대상으로 정당 계약을 진행했지만 전체물량 836가구 가운데 상당 물량이 미계약됐다. 당초 건설사는 당첨자만으로 100% 분양이 안 될 것을 우려해 예비 당첨자를 정당 당첨자의 80%나 뒀지만 그럼에도 다수의 청약자들이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이후 지난 19일 견본주택에서 잔여 가구 분양도 추가로 진행했지만 결국 완판에 실패해 현재까지 분양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잔여 가구 분양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이 단지는 전체 물량 중 15% (약 150가구)가 미계약 물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지구는 미니 판교로 관심을 모았던 지역이다. 미계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출 제한 등 정부의 잇단 규제로 청약시장도 기존 주택과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양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돈 빌리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라고 했다.
이번 청약 결과를 분양시장 침체 확산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9억 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중복 당첨자가 많았던 것도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지를 구성하는 3개 블록은 각각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을 할 수 있다”면서 “중복 당첨자가 많아 계약 포기 물량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는 등 입지가 애매한 점 역시 단지의 한계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분양가 등 조건에 따라 수요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시장은 기존 재고 시장보다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분야”라면서도 “다만 분양가가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입지가 뛰어나지 못할 경우 수도권이라도 분양 ‘완판’을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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