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품격’ 장나라가 시청자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차원 다른 ‘고단수 캐릭터’ 플레이로 60분을 사로잡았다.
장나라는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제작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에서 황실 입성 후 온갖 어두운 그림자와 맞닥뜨린 황후 오써니 역을 맡아, 소현황후(신고은)와 태황태후(박원숙) 사망 및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각종 사건들의 진범 찾기에 팔을 걷어붙이며 ‘정의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한 ‘황후의 품격’ 35, 36회에서 오써니(장나라)는 소설 ‘마지막 스펜서 부인’ 기자간담회에서 소현황후 사망 사건을 묘사한 부분을 낭독하며 패닉에 빠진 이혁(신성록)에게 다가가, 진실을 끄집어내기 위한 행동에 나섰던 상황. 오써니는 억지 미소를 지은 채 이혁의 입에서 소현황후의 죽음에 대한 결정적 증언이 나오게끔 유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써니는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제가 힘이 되어야죠”라고 다정하게 말하는가 하면, 태후(신은경)와 거리를 둘 것을 종용하는 등 끝없는 ‘거짓 친절’을 이어가 이혁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
그러나 오써니에게 빠져 자신에게 공격을 펼치는 이혁을 보게 된 태후는 사라진 줄 알았던 민유라(이엘리야)를 자신의 궁인으로 데려오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더욱이 궁에 재입성한 민유라가 나왕식(최진혁)을 잡기 위해 동생 나동식(오한결)을 궁으로 데려오는 극악무도한 행보를 이어가자, 오써니는 천우빈(최진혁)과 함께 깊은 분노를 터트린 터. 태후와 민유라의 협공에 ‘칼바람’을 장착한 오써니는 나동식을 보살피며 천우빈을 물심양면 돕는 한편, 이혁에게 소현황후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프리지아 꽃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멘탈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황실에서 사라진 프리지아 꽃밭이 태후의 화원에 남아있다는 이야기로 ‘덫’을 놓기 시작한 것.
결국 오써니는 태후의 화원에서 프리지아 꽃밭을 파헤치는 이혁을 기자들과 함께 ‘급습’해 이혁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나아가 소현황후 사망에 관한 진실을 알고 있는 황태제 이윤(오승윤)의 공개 증언에 따라, 황후전 뜰에서 소현황후의 시신을 발견하며 사건 규명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이 장면에서 오써니는 광기를 뿜어내며 자멸한 이혁을 향해 뼈가 시릴 정도로 싸늘한 눈빛을 발산하며 소름을 유발하는가 하면, 사건 전후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는 모습으로 한결 냉철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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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서강희(윤소이)에게 줄곧 의심스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던 오써니는 몰래 서강희(윤소이)의 방에 잠입해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고, 서강희가 자신의 모든 일상을 체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직후 서강희가 소현황후 사망의 ‘최종 용의자’라는 과거가 밝혀진 가운데, 서강희 앞을 가로막은 오써니가 “대체 당신 정체가 뭐야!”라고 따져 묻는 장면이 엔딩을 장식했다. 서강희라는 ‘새 변수’의 등장과 더불어 숨 돌릴 틈 없이 새로운 사건과 마주하게 된 오써니의 강단 있는 외침이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이날 방송에서 장나라는 오써니 특유의 달콤하고 다정한 면모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분노와 냉소로 점철된 감정을 결코 숨기지 않는, ‘초 단위 변신’ 열연을 선보였다. 매 신마다 롤러코스터처럼 펼쳐지는 감정 변화를 물 흐르듯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강한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는 것. 방송 후 시청자들은 “오써니라는 존재가 ‘황후의 품격’ 개연성 그 자체!” “매 회마다 서서히 냉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오써니의 변신이 그저 놀라울 뿐” “앞으로 오써니의 손에서 어떤 새로운 피바람이 몰아치게 될지 기대 만발!”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37, 38회는 24일(오늘) 밤 10시 방송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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