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3일 영국 내부에서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 주장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기업인 대상 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연기는 영국 정부에서 먼저 요구해야 하고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이를 승인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아직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바르니에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이(브렉시트 연기) 문제를 제기하면, EU의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영국 정부에 왜 브렉시트 연기가 필요하고, 무슨 목적인지, 얼마나 연기할지 등에 대해 질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르니에는 영국 의회에서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딱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데에는 가능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하나는 지난 18개월간 단계적으로 마련한 합의에 기초해 질서있게 탈퇴하는 것과 혼란스러운 탈퇴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영국 하원 의원의 다수가 노딜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딜에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오는 3월에 노딜이 현실화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노딜을 막으려면 다수가 지지하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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