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옛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의회증언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고 미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검찰 수사에 협조한 코언은 다음달 7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코언은 이날 변호인을 통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로부터 가족들이 계속 협박받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가족의 안전을 우선시할 시점”이라며 “하원 감독개혁위 엘리자 커밍스(민주·메릴랜드) 위원장에게 감사하며 적절한 시점에 증언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언의 아내와 장인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코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그의 장인을 주시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줄리아니도 지난주 CNN방송 인터뷰에서 코언의 장인이 범죄에 가담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회 출석은 오랫동안 ‘트럼프 해결사’ 역할을 맡았던 코언이 처음으로 공개 진술에 나서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됐다. 코언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선상에 오르자, 결국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감형받는 플리바겐을 선택해 특검 수사에 협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고 실토했으며, 위증 등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여성에게 합의금이 건네진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개입 의혹을 부인했으며, 코언을 향해 “쥐새끼(rat)가 됐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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