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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구속영장 기각 후 구치소에서 귀가…묵묵무답

구치소 바깥에선 구속 찬성·반대 집회 벌어져…결과 나온 뒤 희비 교차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24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대(62)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24일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구치소를 나섰다. 이날 오전 2시 50분께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온 박 전 대법관은 두 번째 영장 기각의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대기 중이던 차에 탑승해 귀가했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고려한 듯 자신의 영장 기각에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종전 영장청구 기각 후의 수사내용까지 고려하더라도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된 피의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며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날 박 전 대법관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던 때 청와대ㆍ외교부와 징용소송 ‘재판거래’에 가담하고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과 옛 통진당 관련 행정소송에 개입했다며 지난달 초 박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모관계 성립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영장실질심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는 동안 구치소 바깥에선 집회가 벌어졌다. 전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사람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와 반대하는 집회가 구치소 앞까지 이어진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은 23일 오후 7~8시부터 구치소 앞에 모여 “양승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반면 태극기를 든 구속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응원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새벽 2시께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구속 촉구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집회 참가자 백창훈(56) 씨는 “대한민국의 사법 조직이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것은 엄청나게 큰 죄”라며 “구속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뻥 뚫린다”고 기뻐했다. 반면 구속을 반대하던 시위자 중 일부는 결과에 실망해 발걸음을 돌리거나 안타까운 표정으로 박 전 대법관이 구치소를 빠져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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