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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의무" vs "개인과실"…'그랜드캐니언 추락' 두고 갑론을박

'청년 구해달라' 청원 2만명 돌파…외교부 "영사 조력 제공 중"

그랜드캐니언/연합뉴스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진 20대 청년을 도와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네티즌이 치열하게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논란은 이달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25살 대한민국의 청년을 조국으로 데려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글의 사연이 알려지며 촉발됐다. 해당 청원에는 부산 동아대 수학과에 재학 중인 박준혁(25) 씨가 캐나다에서 1년 유학을 마치고 미국 그랜드캐니언을 여행하던 중 추락해 의식불명에 빠진 사연이 담겼다. 박씨의 삼촌으로 알려진 청원인은 “병원비가 10억원을 넘고 환자 이송비만 거의 2억원이 소요된다”면서 “가족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견디고 있고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지만, 관광회사와 법적인 문제와 치료비 문제로 불가능한 상태”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이제 25살 된 이 청년의 잘잘못을 떠나서 타국에서 당한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개인이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탓에, 대한민국의 청년과 그 가족이 고국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국제 미아 신세가 되어 엄청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국가는 단 1명의 자국민일지라도 이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한다면 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인 박준혁 군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고 적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1시 28분 기준 시민 2만102명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에 뒤이어 ‘박준혁 군의 안타까운 사고에 12억원을 세금으로 지원해줍시다’는 유사한 청원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려온다, 한 청년의 인생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등의 의견을 전했다.

반면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느냐는 의견도 많았다. 실제로 도와달라는 청원에 동의를 한 다음, 도와줘서는 안 된다는 댓글을 단 사람도 많았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그랜드캐니언 어차피 국가보상 안 된다’ ‘국가지원에 반대합니다’ ‘25살 청년의 사적인 사고를 공적인 책임으로 돌리지 마세요’라는 반대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개인과실로 일어난 일을 왜 세금으로 도와달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나라 지키러 군대 가서 다친 사람들이 보상을 얼마나 받는지 아느냐. 말도 안 되는 청원”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박씨의 가족에 대해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외교부는 “주LA총영사관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국내 가족들에게 사고 발생 사실 및 경위 등을 알리고, 미국 입국에 필요한 행정 절차 안내 등 영사 조력을 지속 제공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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