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재개발 반대 집회 후 도로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집회 참가자와 경찰 등 24명이 다쳤다.
24일 오후 3시 46분께 부산 사상구 덕포동 사상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집회 후 거리행진을 하던 집회 참가자들과 안전관리 중이던 경찰관들을 뒤따라오던 집회 주최 측 승합차가 덮쳤다.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2차선을 따라 이동하다가 행진이 잠시 멈춰섰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집회 참가자 3명과 경찰 21명 등 24명이 다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집회 참가자 1명이 골절상으로 비교적 중상을 입었다.
나머지 23명은 타박상 등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친 한 경찰관은 “행렬 맨 마지막에서 따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면서 차량 보닛 위로 몸이 올라갔다가 도로로 떨어졌다”면서 “해당 차량은 이후 5∼10m를 더 전진해 기동대원들이 모여 있는 곳까지 밀고 갔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행렬이 멈추며 기동대원들이 순간적으로 밀집돼 있었는데 사고가 나 피해가 컸다. 차량은 시속 10㎞ 이하로 서행하다가 멈춰야 할 타이밍에 멈추지 못하고 움직인 느낌을 받았다”면서 “현재 몸은 괜찮은 상태다”고 말했다.
차량 운전자는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인 A(48)씨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A씨가 브레이크와 엑셀을 혼동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1차 조사를 마쳤고 A씨는 귀가 조처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 내부에는 블랙박스가 없어 주변 상가 CCTV와 현장 부근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재개발지역인 사상구 ‘덕포 1구역’ 내에서 건물을 임차해 상가를 운영하던 상인 12명으로 구성된 ‘덕포철거민연대’와 이들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전국철거민연대 소속 190여명이 주최한 것이다.
현재 덕포 1구역은 토지수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덕포철거민연대 소속 상인들이 감정 평가상 ‘권리금’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구 한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 측과 철거민연대 소속 상인들이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구에서는 양측이 원만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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