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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후 첫 소환조사

40여개 혐의 전면 부인

굳은 표정의 양승태/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지난 24일 구속된 후 첫 검찰 조사 중이다. 앞서 세 차례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피의자 신분이 됨에 따라 진술 태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5일 오전 양 전 대법원장을 서울구치소에서 소환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12일까지 양 전 대법원장을 계속 불러 40여 개의 혐의에 대한 입장을 재차 물어볼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민사소송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재판거래’ ▲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불법수집 ▲ 법관사찰 및 사법부 블랙리스트 ▲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000만원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불구속 상태로 받은 검찰 조사에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자가 알아서 한 일”이라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후배 판사들의 진술은 거짓이거나 모함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제시한 후배 법관들 진술과 물증에 대한 양 전 대법원장의 주장을 사실상 부정한 셈이다.

법원의 1차 판단이 나온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으로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마당에 태도를 바꿔 혐의를 인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앞선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향후 재판에 대비해 검찰이 갖고 있는 증거와 논리를 파악할 목적으로 보강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17일 세 차례에 걸쳐 27시간 동안 피의자 신문을 받았으며, 36시간 30분을 조서 열람에 할애했다. 변호인은 첫 조사 후, “소명할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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