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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일 관계 이젠 출구 찾아야 할 때다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의 관계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진통을 겪고 있고 일본과는 해상 초계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협력해야 할 3국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물론 우리 정부로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안보 무임 승차국’으로 간주하면서 느닷없이 분담금을 지난해(9,602억원)의 2배로 늘리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요구액을 10억달러(1조1,121억원)로 낮추면서 분담금 특별협정(SMA)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자고 주장해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일제시대 강제 징용 피해 배상판결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일본은 해상 초계기를 잇달아 띄워 우리 함정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후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위협한 것은 벌써 4차례나 된다. 이를 보노라면 한국과 일본이 과연 안보 협력국가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끌고 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지금은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해결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그러잖아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주장하던 미국이 최근에는 이 용어를 언급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로 미국과 관계가 틀어지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폐기 선에서 북핵 협상이 끝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안보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이 요구하는 10억달러를 받아들이되 협정 기간을 3년 정도로 하는 대안을 가지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일본과도 군사 갈등이 더 이상 증폭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과 일본도 감정만 앞세우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을 명심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관계 복원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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