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설 연휴를 앞두고 직원들의 소지품 검사까지 하면서 공직기강을 바짝 조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경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명절 밥상 민심’을 좌우하는 만큼 대통령의 경제현장 챙기기와 공직기강 단속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주말을 앞둔 지난 25일 퇴근길에 청와대 직원 출입문인 연풍문에서 비서관과 행정관 등을 대상으로 불시 소지품 검사를 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민원인 등으로부터 규정에 벗어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감시하는 한편 청와대 내부자료를 무단 반출하는지 검사하기 위한 것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명절과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해왔던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최근 집권 3년 차를 맞은 청와대가 공직기강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청와대 직원의 비위가 불거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경제 행보를 이어간다. 15일 대기업 총수·중견기업 대표 간담회와 17일 울산 방문, 23일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 24일 대전 방문 등 새해 들어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 문 대통령은 설 연휴 직전까지도 경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청와대는 28일 결정될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류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열린 문 대통령과 양대 노총의 면담에서는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 참가를 당부했지만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가 중단돼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합류가 결정되면 청와대 차원의 환영 메시지가 나올 수 있지만 부결되면 경사노위의 ‘완전체’ 출범이 물 건너가면서 청와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9일 국무회의 이후 발표될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에 따른 지역 민심 향배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역별로 1건의 공공인프라사업 예타를 면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정부는 총 61조원 규모의 33개 사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중 수도권은 제외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며 GTX-B노선 예타 면제를 원하는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의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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