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여럿을 배출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서 교장과 행정실장이 사모임에 학생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교육청 조사에서 사실로 판명됐다.
27일 서울시교육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공연예술고 학생들은 2017년부터 2년간 최소 10차례 부부인 교장 A씨와 행정실장 B씨의 사모임에 동원돼 공연했다. 학생들이 동원된 ‘사모임’에는 술이 오가는 보험회사 설계사 만찬회나 B씨의 모교 총동문회 행사 등이 포함돼있었다.
교육청이 학생 4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모두가 교장과 행정실장의 사모임에 학생을 동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동원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는 의미다.
특히 학생들이 공연하고 받은 공연비를 B씨가 개인계좌로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이번 교육청 조사에서는 A씨 등이 지난 4년간 지방자치단체에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보조금 1억여원을 받고 부적정하게 집행한 점도 적발됐다. A씨는 학교법인 소유 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유류비도 학교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요금도 학교 돈으로 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건물에 불법 취사시설을 설치한 것도 교육청 조사에서 확인됐다. 다수 교직원이 취사시설이 설치된 공간에서 작년 9월까지 A씨 가족이 거주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공연예술고가 지난해 채용한 교사 4명 가운데 1명은 A씨 부부의 딸, 3명은 학교 관계자로 나타났다. 다만 교육청 측은 채용과정에서 비리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A씨 파면과 B씨 해임 등을 서울공연예술고 재단인 청은학원에 요구하는 한편 조사결과 추가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공연예술고 문제는 지난해 8월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국정감사 때도 지적이 제기되며 수면 위로 떠 올랐다.
A씨 등은 교육청 조사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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