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내각 지지율이 한일 간의 대립 수위가 높아지는 와중에 50%대를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레이더 갈등이 심화하면서 내부 결집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도쿄TV가 닛케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27일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에게 무작위 전화를 걸어 조사(990명 답변, 응답률 44.4%)한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이 53%를 기록해 작년 12월 조사 때와 비교해 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7%포인트 낮아진 37%에 머물렀다.
최근 후생노동성의 엉터리 통계를 계기로 정부 통계 전반을 믿지 못하겠다는 응답이 79%에 달할 정도로 높았음에도 아베 내각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가장 많은 46%가 ‘안정감’을 들었고, 그 뒤를 이어 32%가 국제감각이 있는 점을 꼽았다.
아베 내각 지지율 상승과 함께 집권 자민당 지지율도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42%의 지지율을 기록해 지난달 조사 때와 비교해 5%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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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에는 한국과의 ‘레이더-초계기 저공비행 갈등’에 따른 내부 여론 결집이 주된 요소로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이 자위대기에 화기 관제 레이더를 조사(照射)한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를 묻는 항목에서 62%가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에 한국 측 주장을 들어야 한다는 답변은 7%에 머물렀다. 관망 의견은 24%였다.
특히 아베 정권과 자민당을 지하는 층에서 강경한 주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현 내각 지지층은 67%가 ’더 강한 대응‘을 주문했고, 지지하지 않는 층에선 57%가 같은 답변을 했다.
자민당 지지층은 69%가 강한 대응을 요구했고, 무당파층은 59%가 그런 입장에 섰다.
이런 결과는 지난해 12월 21일 일본 측이 문제를 제기해 한일 간의 레이더 갈등이 처음 불거진 뒤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 함정에 대한 일본 자위대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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