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을 2038년 말까지 중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석탄위원회’의 제안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에서 석탄위원회 제안 이행이 시작되도록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면서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과도 긴밀한 협의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석탄위원회는 독일의 석탄·에너지 공급 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을 대표하는 2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정부위원회다.
위원회는 지난 몇 달간 논의를 통해 늦어도 2038년 말까지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자는 제안에 26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우선 2022년까지 화력발전소 일부를 폐쇄하고, 석탄을 이용한 발전 퇴출 시한을 2035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또 제안에는 발전소가 사라지며 경제적 타격을 받는 지역에 최소 400억 유로(약 51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석탄위원회의 제안이 공식 정책으로 채택되려면 연방정부와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는 4개 주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알트마이어 장관은 올해 예산에 석탄발전 퇴출을 위한 조치에 필요한 자금이 이미 일부 포함돼 있다면서 석탄위원회 제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회민주당 소속인 스베냐 슐체 환경부 장관은 독일의 이런 조치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석탄화력발전을 퇴출해도 전기 요금이 전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친기업 기조인 독일 자유민주당의 크리스티안 린드너 대표는 이미 기후변화대책에 따른 조치로 머지않아 석탄화력발전이 중단될 전망이므로 시한을 설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회의 제안대로라면 이미 높은 독일 내 에너지 물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에릭 슈바이처 독일상공회의소 회장도 독일 연방정부와 16개의 지역 정부가 지금 퇴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며 위원회의 결론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했지만 전기 요금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독일에선 그동안 온실가스(CO₂) 배출 감소 등 환경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독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독일 전체 전력 생산 가운데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의 비중은 37%다. 앞서 독일은 이미 오는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모두 퇴출하기로 ‘탈원전’을 선언한 바 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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