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내년 말까지 방위비 분담금을 총 1,000억달러(111조6,900억원) 인상하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기로 합의했으며 성과를 손에 넣었다”며 “미국 이외의 나토 회원국들은 오는 2020년 말까지 군사경비 부문에서 1,000억달러를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리는 일정 금액의 분담금이라는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명한 증액 메시지가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나토 회원국이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해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이 탈퇴를 거론하며 동맹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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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사석에서 ‘나토에서 발을 빼고 싶다’는 표현을 거듭했다”고 보도했으며, 급기야 닷새 뒤인 22일 미 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서 돌연 탈퇴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 탈퇴에 연방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도와 나토를 쪼개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회원국) 모두 약속을 지키려고 하므로 나토는 통합돼 있다”며 “북미와 유럽국가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인터뷰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서 탈퇴하거나 군사동맹들을 비난해 푸틴 대통령에게 혜택을 주려고 한다는 민주당의 우려와 배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인터뷰 직후 트위터를 통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방금 내 덕에 수년간 분담금 증액을 거부했던 회원국들로부터 전에 없이 훨씬 더 많은 돈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며 “이런 걸 ‘비용 분담’이라고 부르며 동맹은 더욱 단합됐다. 민주당과 가짜뉴스는 반대만 보도한다”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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