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연이어 만나며 한일 레이더 조사 논란 이후 불거진 한일 갈등 이슈와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연대가 공고해진 것과는 반대로 핵심 동맹인 한미일 동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해리스 대사가 오늘 낮12시45분 국방부를 방문해 정 장관과 여러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과 1시간20여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해군 4성 장군 출신으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까지 지낸 해리스 대사의 배경을 고려할 때 일본 초계기 논란 등 한일 갈등과 관련된 논의에 집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도 초계기 논란과 관련 우리 측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이날 국방부가 미국과 아세안 국가 등이 참여하는 서태평양해군회의에서 일본의 저공 위협비행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리 군은 일본과 국제 외교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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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이 국제외교전으로 확전하는 가운데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며 대북제재 포위를 뚫으려 하고 있어 미국도 한미일 ‘3자 협력’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동맹 관리에 나섰을 것으로 풀이된다.
미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핵심 우방국 간의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최근 미국의 보수 성향 외교·안보 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NI)’는 레이더 조사 논란 등 최근 한일 갈등을 조명하며 미국의 중재를 주장했다. 아울러 해리스 대사는 최근 한미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정 장관 및 강 장관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한미 간 이견 조율에 나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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