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난 잘한 것만 있는 것 같아. 뭐 이 정도면 검찰 체면 세워줬고 부실수사니 특혜니 그런 소리 안 나올 테고. 애썼어.”
tvN 드라마 ‘비밀의 숲’ 마지막회에서 대기업 총수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이윤범(이경영 분) 한조그룹 회장은 검찰이 자신의 불법거래 및 살인교사 혐의를 입증하지 못할 것이라며 조사실에서 나간다.
이때 황시목(조승우 분)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 검사가 “가시죠”라며 이 회장을 붙잡는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말을 들은 이 회장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당황하며 끌려간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와 제212조에 따라 피의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판사는 영장이 청구된 다음날까지 심문해야 한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판단을 거쳐 구속영장이 발부 또는 기각된다.
구속영장 발부 요건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으며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규정한다. 극 중 이 회장이 구속영장 기각을 자신했던 이유도 검찰이 범죄 혐의 소명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214조에 명시된 ‘구속 적부심사 청구권’은 억울하게 구속될 지도 모르는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한다. 구속적부심은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피의자가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다. 구속된 피의자 본인 또는 변호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또는 고용주가 청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거나 기각되기도 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2번이나 구속 위기를 면했다. 반면 사건의 최고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헌정 사상 최초 대법원장 구속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구속 사유였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구속적부심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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