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30)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계획된 범행’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심신미약 상태는 주장하지 않았다.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성수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김성수의 범행을 도운 혐의(공동폭행)로 불구속 기소된 동생(28)은 변호인 일정상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동생이 오늘 못 왔는데, 동생이 범행 당시 싸움을 말린 것인지 폭행에 가담한 것인지 그 부분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부분은 따로 공판준비기일을 열지 않고 1회 공판에서 증인 등을 불러 물어보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측 변호인은 “혐의는 대부분 인정하지만, 이 사건은 흥분상태가 지속한 상황에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의견”이라며 “피고인의 행위를 계획적 살인으로 보는 검찰 측 시각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할 것인지 재판부가 묻자 “심신미약을 주장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검찰도 “정신감정 결과 정신과 치료병력은 있으나 사건 당시 심신미약으로 볼 수 없다는 판정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김성수는 법정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말에 작은 목소리로 “제 진심이 전해질지 모르겠다. 국민과 유가족분들께 너무나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어머니와 동생에게도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수는 작년 10월14일 오전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김성수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했고, 그가 범행 당시의 ‘심신 미약’ 상태를 인정받으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편 동생이 살인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검찰은 그가 살인이 아닌 폭행에만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공동폭행 혐의만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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