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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가 남긴 마지막 말… “위안부 문제 끝까지 싸워달라”

윤미향 대표, 할머니 마지막 말씀 전해…"재일조선학교 지원" 당부도

빈소는 세브란스 병원…내달 1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

29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서 고등학생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 재일조선학교 아이들을 지원하는 문제를 나를 대신해 끝까지 해달라.”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는 29일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할머니가 임종 전 남긴 ‘마지막 말씀’을 전했다. 김 할머니는 2017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을 이어오다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뒤 28일 오후 10시 41분께 별세했다.

기자설명회를 연 윤 대표는 김 할머니가 28일 오전 내내 통증에 시달리며 의식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오후 5시 김 할머니가 갑자기 눈을 뜨고 사력을 다해 마지막 말씀을 했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럴 수가 있나’라며 절규에 가까운 분노도 표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는 암 투병 중에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 운동을 했다”며 “지난해 화해 치유재단 해산을 위한 1인 시위를 할 때도 몸이 좋지 않았지만, 자리를 지켰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늘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던 분으로 기억된다”며 “떠나시는 그날조차도 재일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마지막 모습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전 재산을 기부해서 통장에는 160만원만 남기셨다”면서 “감사하게 연세 의료법인에서 수술비와 입원비 전액을 후원했다. 덕분에 할머니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반성하고, 새로운 결의를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11시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김 할머니의 빈소를 차리고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위원회’를 꾸렸다. 상임위원장은 윤 대표,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정강자 참여연대 대표,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7명이 맡는다. 정의연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장례위원도 모집하고 있다. 이날부터 31일까지 빈소에서는 매일 오후 7시에 추모회가 열린다.

발인은 다음 달 1일이며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장례위원들과 시민들은 1일 오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일본대사관으로 추모 행진을 벌인다. 이후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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