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수감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내달 설연휴가 지나고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29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한을 한 차례 연장하고 설 연휴에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 진행 상황으로 볼 때 1차 구속 기간 내 기소하기는 어렵다”며 “설 연휴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4일 새벽 구속된 이후 두 차례 검찰청사에 나가 조사를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한은 한 차례 연장하면 다음달 12일까지다.
이 관계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몇 차례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설 연휴 중에도 한두번 정도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현재 양 전 대법원장의 기소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할 때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같이 기소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양 전 대법원장 기소 이후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전·현직 고법부장급 판사들은 기소가 유력시된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범위는 최종 책임자가 구속기소된 점과 관여 정도, 조사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기소가 마무리되면 ‘재판거래’ 의혹의 상대방인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관계자들과 ‘재판청탁’을 넣은 것으로 조사된 전·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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