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미국 CES에 출품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제품을 전시하는 ‘한국판 CES’에 참석해 “우리의 혁신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준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한국의 저력을 증명해준 우리 기업인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주최로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에 참석해 간담회를 갖고 혁신제품들을 직접 시연했다.
이날 행사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에 참여한 국내 대·중소·벤처기업이 핵심 기술을 국내에 다시 선보이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한 것은 문 대통령이 줄곧 언급해온 ‘제조업 혁신’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따로 준비한 연설문을 내놓기보다는 기업인들의 혁신 전략을 듣고 혁신제품을 직접 시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행사에는 첨단 가상현실(VR) 기기, 로봇, 첨단 TV 등이 전시됐다.
문 대통령은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를 찾아 TV 기술의 진화에 큰 관심을 표했다. 삼성은 이날 마이크로 LED 기술이 탑재된 모듈러 TV인 ‘더월(THE WALL)’을 전시했고, LG는 화면을 둥글게 말았다 필 수 있는 ‘롤러블 TV’를 문 대통령에게 선보였다. 모두 미국 CES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제품들이다.
문 대통령은 삼성 관계자가 모듈을 붙여 화면을 만드는 작업을 시연해볼 것을 권유하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연 후 “이게 연결도 가능하고, 이것은 거의 상상의 끝”이라며 감탄했다. 이어 LG의 롤러블 TV 부스로 이동해서는 “롤러블 TV는 세계에서 LG만 유일한가. 상용화 단계까지 와 있나”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네이버랩스가 선보인 지능형 양팔로봇과 악수를 하고 나서는 “네이버가 언제 이런 것까지 했냐”며 놀라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현장 방문을 늘리고 기업인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새해 초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행사는 청와대의 ‘혁신 성장’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관 주도로 기업들을 동원해 무리하게 급조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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