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아니고는 이 정권 못 무너뜨립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좌파정권 종식”을 외치며 2·27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이어 31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등판을 공식화하면 한국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의 대진표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진태·안상수·주호영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심재철·정우택 의원은 31일 출정식을 연다. 유력 주자로 언급돼온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전대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The-K타워에서 열린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 승부의 출발점”이라며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맞다. 제대로 된 야당을 만들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당권 도전을 알렸다. 6·13 지방선거 패배 후 대표직을 물러난 지 7개월여 만이다. ‘내 인생 마지막 승부’라는 표현에는 전당대회 출마는 물론 차기 대권 도전 의지도 함께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향해서도 “정치판에 24년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무너지는 정권은 처음 봤다”며 “좌파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홍 전 대표의 참전으로 한국당 전당대회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 홍 전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각축을 벌이는 ‘3강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황 전 총리는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라는 존재감을 부각하며 초반 강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고 오 전 시장은 새 대표가 오는 2020년 총선을 지휘하는 만큼 외연 확장을 위해 정통 보수보다 개혁 보수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보다 ‘대표 경험’과 ‘탄핵정국에서의 당 재건 기여’를 내세우고 있다.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관심은 ‘황교안·오세훈 출마자격 결론’과 ‘후보 단일화 및 컷오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전날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의 전대 출마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두 사람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는 안건을 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31일 비대위 회의에서 최대한 상정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결론이 나도 찬반 양측의 거센 반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당 대표 선거 후보등록 인원수가 4명을 초과할 경우 예비심사(컷오프)가 이뤄질 계획이어서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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