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30일 영국 하원이 EU와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재협상을 의결한 것과 관련해 ‘노딜(No Deal) 브렉시트’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비상대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유럽의회에서 전날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의 혼란스러운 위험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융커 위원장은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비롯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또 EU와 영국이 작년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은 재협상할 수 없다는 EU의 기존 입장을 공고히 했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라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은 일치단결해 브렉시트 합의문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 의회 내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문제의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 “안전장치는 과거 어둠의 시대로 돌아가는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통과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막기 위한 일종의 보험으로 브렉시트 합의문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프란스 티머만스 집행위 부위원장도 이날 오전 브렉시트 관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영국 하원의 결정과 관련, 영국이 오는 3월 29일 EU에서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할 위험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영국 정부의 입장과 행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티머만스 부위원장은 EU가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일련의 비상대책을 추가로 채택했다면서 EU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인 에라스뮈스 프로그램 등에 대한 대책을 설명했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되더라도 영국에서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1만4,000명의 EU 27개 회원국 소속 학생들과, 유럽 대륙에 머무는 7,000명의 영국 학생들은 아무런 영향 없이 이 프로그램을 마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또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2019년 예산안에서 규정한 영국의 의무를 계속해서 존중한다면 영국은 EU 프로그램의 혜택을 당초 계획대로 계속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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