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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보안 의혹'에 中 화웨이 5G장비 입찰서 배제 검토

“도청 등을 통해 중국 정부로 정보 유출될 가능성 있어“

화웨이 5G 홍보관/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EU)이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입찰에서 보안 우려가 제기된 화웨이 등 중국업체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EU 고위관리 4명은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 등 중국업체 장비에 대한 사실상의 금지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화웨이의 장비에 도청과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이른바 ‘백도어’(backdoor) 장치가 숨겨져 있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중요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정보보안 관련법을 개정하면서 자국 기관과 개인의 정보활동 협조 문구를 추가한 것이,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의심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EU의 화웨이 장비 배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행까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서방 국가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중국 이동통신 장비에 대한 ‘보안 의혹’을 EU가 실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U 관리들은 “화웨이 장비 배제를 위해 지난 2016년 제정된 사이버 보안법을 개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법은 ‘중요 인프라’ 사업에 간첩행위 또는 사보타주(의도적인 훼손)가 의심되는 국가 또는 기업의 장비를 배제하도록 규정하는데, ‘중요 인프라’에 5세대 통신 네트워크를 추가하는 방식의 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관리들은 통신장비 조달 방식을 바꾸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화웨이 대변인은 “우리는 사이버 보안에 관한 한 깨끗한 실적을 갖고 있다”며 간첩행위 또는 사보타주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화웨이는 유럽의 사이버 보안 기준 개발을 위해 이 지역 기관들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그 일환으로 오는 3월 브뤼셀에 사이버 보안 센터의 문을 연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화웨이 장비 배제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밍 EU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안드루스 안시프 유럽연합(EU) 디지털 정책위원장과 만나 화웨이 장비가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5G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 중인 통신업체들의 입장은 보안을 우려하는 EU 집행부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시간과 비용상의 경쟁력을 고려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화웨이 장비 배제가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 최대 이동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은 중국 업체들이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으면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방안을 제안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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