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일본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경제동반자협정(EPA)이 1일부터 발효한다. 따라서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6억3,500만명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됐다.
앞서 EU와 일본은 작년 7월 EPA를 타결했다. EU는 양측 의회에서 비준 동의절차를 모두 마무리함으로써 EPA가 이날부터 효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EU 측에 따르면 EPA가 완전히 이행되는 경우 EU에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상품의 97%의 관세가 철폐돼 연간 10억 유로(1조3,000억원 상당)의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일례로 현재 29.8%의 관세를 무는 유럽산 치즈나 15%가 부과되는 유럽산 와인의 관세가 사라진다. 또 EPA가 완전히 이행되면 관세뿐만 아니라 승용차의 국제기준승인 등과 같은 비관세 장벽을 무너뜨리게 돼 양측간 교역 규모가 연간 약 360억 유로(46조8,000억 원 상당) 증가할 전망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EU·일본 EPA 발효에 대해 “유럽과 일본은 개방되고 공정한 무역의 미래에 대해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EPA는 소비자들에게 값싼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고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2월 1일부터 (일본에 수출하는) 유럽기업들은 관세철폐와 단순화된 통관절차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면서 “(EPA는) 양측간 무역을 상당 정도 증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상품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EU·일본 EPA가 발효됨에 따라 EU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던 한국 기업들은 비상 상황이다. 한국 상품은 지난 2011년 7월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EU 시장에서 관세철폐나 삭감 덕분에 경쟁관계인 일본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EU·일본 EPA 발효로 FTA 선점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서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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