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이 1일 오전 엄수됐다.
김 할머니 빈소가 위치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발인이 예정된 오전 6시30분 이전부터 추모객들이 할머니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평화나비네트워크 활동으로 김 할머니와 친분이 깊던 관계자 및 지인 10명이 흰 장갑을 끼고 할머니 관을 들 준비를 했고 4명은 꽃다발을 들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이날 김 할머니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오전 6시30분이 되자 1층 영결실장에서 김 할머니를 모신 관이 나왔다.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김 할머니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앞장섰고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이 할머니 등 추모객 40여명이 뒤따랐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의 관 위에 매직으로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고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이후 김 할머니 관은 운구차량으로 향했다. 오전 6시37분, 김 할머니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정의연 관계자 등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묵념했다. 윤 대표는 흰 장갑을 낀 손으로 계속해 눈물을 닦아냈다. 이 할머니는 운구차량을 바라보다 문 닫힌 차량을 한 번 쓰다듬고는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했다.
운구차량은 오전 6시43분에야 장례식장을 떠났다. 김 할머니를 실은 운구 행렬은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평화의 우리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지냈던 정의기억연대 쉼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이곳에서 김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길 할머니는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 이렇게 빨리 안 갔어도 좋은데”라며 “먼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계세요. 나도 이따가 갈게요”라고 말했다.
영정사진과 함께 윤미향 대표 등이 집을 나서자 길 할머니는 현관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침통한 표정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은 다시 버스에 올랐다. 이후 운구차와 함께 김 할머니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김 할머니의 영결식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열린다. 김 할머니가 그토록 사과를 받고 싶어 하던 곳이다. 영결식을 마친 김 할머니의 유해는 화장 후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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