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에서 60대 남성의 분신으로 추정되는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분신 전 남성은 적폐국회를 바로 세우라는 등 주장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무직인 이모(64)씨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1일 오전 8시54분께 분신했다. 화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9시12분께 완전히 진압됐다.
이날 사고로 이씨는 신체의 21%에 3도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실로 실려간 이씨는 9시20분께 의식이 돌아와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흰색 옵티마 승용차 트렁크에는 휴대용 부탄가스통 25개가 발견됐다. 차량 화재로 이 중 7개가 폭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씨가 승용차 안에서 스스로 불을 지르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차 안에서는 호소문 200여 장도 발견됐다. 분신 전 이씨는 잔디광장서 호소문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호소문을 통해 “촛불연대·태극기 부대는 반목하기보다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씨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특수활동비, 입법활동비, 수많은 특혜를 폐지하라”, “적폐 국회가 바른 길을 가야 국가가 부강하고 국민이 평안하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국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호소문에 담았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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