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텍스’(INSTEX·Instrument In Support Of Trade Exchanges·무역거래 지원 수단)로 명명된 SPV의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두고, 독일 은행 출신 인사가 운영을 맡기로 했으며 영국은 감사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 3개국이 일단 이 SPV의 지분을 삼분하고 향후 다른 유럽국가의 참여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본금 3,000유로 규모로 프랑스에 법인 설립 신고를 마쳤다. 인스텍스가 실제 가동되기까지는 1∼2개얼 간 법적, 기술적 절차가 더 마련돼야 하지만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유지하려면 경제적 이득을 유럽이 보장하라는 이란의 요구가 일단 수용됐다.
이로써 유럽과 이란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달러화 결제를 거치지 않고 이 법인의 중개로 이란산 원유·가스와 유럽산 물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교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교역 품목은 제재 대상이 아닌 식료품, 의약품 등 인도적 분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는 이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비공식 EU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SPV의 출범을 환영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SPV의 설립은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예고한 대로 이란과 합법적인 거래를 허용하는 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와 중앙은행은 테헤란에 이란 기업이 자국화(리알화)로 유럽 회사와 거래할 수 있도록 인스텍스와 같은 방식의 금융전담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자국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다음 단계는 유럽 외 다른 국가도 인스텍스를 통해 이란과 교역하도록 확대하는 일”이라며 “제재 대상 품목을 포함해 모든 상품을 수출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스텍스의 성공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적대적 대이란 제재를 무릅쓰고 유럽 민간 기업이 얼마나 많이 이란과 거래에 참여하느냐에 달렸다. 미 국무부는 “그 SPV가 우리의 (대이란) 최대 경제 압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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