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의창만필] 이상한 건 이상한 거다

상식 어긋나게 행동하는 사람

사기꾼·비정상적인 경우 많아

상대방 허점 파고들어 큰 피해

'이상한 느낌' 들면 주의할 필요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필자는 상담할 때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본인이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짚어보라 하고 보톡스나 필러 같은 주사시술이나 레이저로 될 수 있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시술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를 조절하기 위해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1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정확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사실 필자가 상담할 때 제일 신경 쓰는 점은 따로 있다. 상담하러 온 고객이 ‘이상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소위 성형중독에 빠진 사람은 아닌지, 비정상적인 기대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진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고객은 아닌지, 실제 시술을 받기보다는 닥터쇼핑하러 온 건 아닌지, 다른 목적(?)으로 아픈 시술을 받으려는 건 아닌지 등등이다. 왜냐하면 지난 20여년의 경험상 처음에 ‘이상했던’ 사람은 결국 ‘이상하게’ 끝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상담 시에 지나치게 예민했던 사람은 시술 후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고 지나치게 기대감이 큰 사람은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비정상적인 요구를 하는 사람의 경우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상담할 때 몰랐지만 시술 후에 이상한 경우도 있다. 필러 시술 후 사진상으로 보기엔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 부어 보인다고 몇 번씩 녹이는 주사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또 시술 후 공황장애가 생겼다는 등 오비이락 같은 현상을 부작용으로 문제제기를 해서 환불을 요구하거나 결과에 문제가 없으면 시술 과정의 사소한 문제점을 트집 잡기도 하는 블랙컨슈머들도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뭐라 명확히 규명하긴 어렵지만 처음부터 ‘이상하다’는 느낌이 왔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요즘은 처음 상담할 때 ‘이상한’ 사람을 스크리닝하는 걸 제일 중요시한다. 그래야 치료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직원들도 필자도 편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사람에 대한 경험은 고객뿐 아니라 내부 고객인 직원들도 있었다. 10여년 전에 사기꾼이 직원으로 취직해서 된통 고생한 적이 있다. 30대 후반의 남자가 기획실장에 지원했는데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서울의 명문대 대학원 중퇴를 한 학력에다 외모나 언변도 좋길래 채용했었다. 다만 본인의 사정으로 자기 이름으로 월급을 못 받으니 부인이름으로 급여를 지급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갔었다. 그러나 몇달 후에 법원에서 급여압류 통지서가 와서 보니 그 젊은 친구에게 소송까지 간 채무가 있다는 ‘이상한’ 점을 알게 됐다. 그러더니 결국 마각을 드러내 병원 인테리어나 홈페이지 제작, 광고판 제작 등 각종 외주업무에서 뒤로 리베이트를 챙겼고 이를 근거로 퇴사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한 채 일년을 채우고 퇴직금까지 챙겨서 나갔었다. 심지어는 병원을 부당해고로 노동부에 고발까지 했으나 정작 부당해고 심사 때는 출석하지도 않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 면접자 중에 자기 이름으로 급여를 못 받는다는 사람이 또 있길래 전 직장에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한 달 전부터 무단결근하고 연락도 없다는 사람이었다. 그때부터 필자에게 굳어진 ‘개똥철학’이 ‘이상한 건 이상한 거다’였다.

필자에겐 일본에 유학하는 딸이 있다. 딸이 5년 전 지인도 없는 일본으로 처음 유학갈 때 당부한 얘기 역시 본인 자신을 믿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상한 건 이상한 거’라고 생각하라는 것이었다. 사기꾼들이나 범죄자들이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마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솝우화에 나오는 낙타처럼 사람의 호의를 이용해 조금씩 허점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질이 범인들에 동조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착하고 순진한 사람일수록 사기꾼을 이해해주려는 경향이 있어서 사기에 넘어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상식에 맞지 않거나 턱없는 혜택을 주겠다는 등 뭔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들면 이상한 거니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런데 필자의 개똥철학에 비춰보면 요즘 세간의 화제인 손혜원 목포 적산가옥 매입건이나 손석희 차량 뺑소니 사건은 본인들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 같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