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직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이 탄핵 대상 법관으로 지목한 윤성원 신임 인천지방법원장이 사표를 냈다. 지난 28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인천지방법원장에 임명한 지 고작 4일 만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리고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퇴임하게 돼 대법원장과 법원에 커다란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특히 인천지법의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는 말만 생각난다”고 설명했다.
윤 법원장이 이날 사표를 낸 것은 전날 민변 등이 참여한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가 공개한 탄핵소추안 대상자에 자신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추가된 탄핵소추안 대상자에는 윤 법원장을 비롯해 임성근·신광렬·조한창·이진만·시진국·문성호·김종복·최희준·나상훈 판사 등이 포함됐다. 윤 법원장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통합진보당 TF 등 주요 회의에서 지휘부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국회의는 앞선 지난해 10월30일 1차 탄핵소추안 대상자로 권순일 대법관과 이민걸·이규진·김민수·박상언·정다주 판사 등 6명을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윤 법원장의 사직이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김 지사 구속을 둘러싼 여야 공방 등에 대한 법원 내 반발 기류를 반영한 결과 중 하나로 해석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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